시리즈 안내
이 글은 “이론으로 읽는 PSTA” 시리즈의 1편입니다. 0편에서 우리는 PSTA를 PMP와 애자일이라는 두 자(尺)로 재겠다고 했습니다. 이번 편은 그 첫 번째 자, PMP를 펼칩니다. 프로젝트에서 무엇을 관리해야 한다고 정석이 규정했는지 — 10개 지식영역을 짚고, 각 영역을 PSTA가 얼마나 다루는지 미리 지도에 표시합니다. 본격적인 측정(3편~)에 앞서 자의 눈금을 정확히 읽는 단계입니다.
정석은 “빠뜨리지 말라”고 말한다
PMP는 PMI(미국 프로젝트관리협회)가 정리한 프로젝트 관리의 표준 체계다. 핵심 사상은 0편에서 말했듯 “더하는 철학”이다.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건 대개 무언가를 빠뜨렸기 때문이라는 관찰에서 출발한다. 일정만 챙기다 비용을 놓치고, 기능만 보다 이해관계자를 놓치고, 다 잘하다 리스크 하나에 무너진다. 그래서 PMP는 “관리해야 할 영역”을 빠짐없이 목록으로 만들었다. 그게 지식영역(Knowledge Area)이다.
오랫동안 이 목록은 10개였다. 통합·범위·일정·비용·품질·자원·의사소통·리스크·조달·이해관계자. 이 열 칸이 “프로젝트를 한다면 적어도 이만큼은 신경 써야 한다”는 정석의 체크리스트였다.
10개 지식영역, 한 줄씩
각 영역이 무엇을 관리하라는 것인지 짧게 정리한다. 이 정의가 3편 이후 PSTA를 잴 때 그대로 자의 눈금이 된다.
통합관리는 나머지 모든 영역을 하나로 묶는 우산이다. 흩어진 계획을 한 흐름으로 엮고, 변경이 생기면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율한다. 범위관리는 “무엇을 할 것이고 무엇은 안 할 것인가”의 경계다. 범위가 흐려지면 일이 끝없이 늘어난다. 일정관리는 언제 무엇을, 그리고 지금 얼마나 진행됐는가다. 비용관리는 예산과 실제 지출의 추적이다.
품질관리는 결과물이 기준을 충족하는지 검증한다. 자원관리는 사람과 장비를 배정하고 관리한다. 의사소통관리는 누가 어떤 정보를 언제 받아야 하는지를 설계한다. 리스크관리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문제를 미리 식별하고 대비한다. 조달관리는 외부 계약과 구매를 다룬다. 마지막 이해관계자관리는 프로젝트에 영향을 주고받는 사람들의 기대를 파악하고 관리한다.
열 개를 다 읽고 나면 한 가지가 분명해진다. 이건 포괄적이지만 무겁다. 작은 팀이 이 열 칸을 전부 도구로 관리하려 들면, 도구를 쓰는 일 자체가 또 하나의 프로젝트가 된다. 0편에서 말한 “팀원이 안 쓰는 도구”의 이론적 뿌리가 여기 있다.
정석도 무거움을 인정했다 — 7판과 8판의 전환
흥미롭게도, PMP 자신이 이 무거움을 인정하고 방향을 틀었다. 최신 PMBOK 가이드(7판)는 10개 지식영역을 8개 성과영역(performance domain)으로 바꾸고, “이 프로세스를 이 순서로 하라”는 처방 대신 12개 원칙(principle) 중심으로 재편했다. 그 뒤 8판에서는 다시 7개 성과영역·40개 프로세스로 정리되며 일부 격자 구조로 돌아왔는데, 이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이해관계자로 흡수되고 조달이 부록으로 빠졌다.
세부 판본 차이는 이 시리즈의 관심사가 아니다. 중요한 건 방향이다. 정석조차 “프로세스를 빠짐없이 따르라”에서 “상황에 맞게 덜어내고 조정하라(tailoring)”로 무게중심을 옮겼다는 것. 이건 애자일이 20년 전부터 외쳐온 메시지이기도 하다. 두 자가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다는 신호다.
다만 PSTA를 재는 자로는 6판의 10개 지식영역이 가장 쓸모 있다. 영역이 칸칸이 또렷하게 나뉘어 있어, “이 칸은 채웠고 저 칸은 비웠다”를 측정하기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10개 지식영역을 기본 눈금으로 삼는다.
PSTA를 이 자에 미리 대보면
본격적인 측정은 3편부터지만, 10개 영역에 PSTA를 한 번 대보면 시리즈 전체의 그림이 미리 보인다.
짚고 가기: PSTA는 10개 영역 중 6개를 충실히 구현하고, 2개를 부분·간접적으로 다루며, 2개를 의도적으로 비웠다. 비운 칸이 약점이 아니라 선택이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 이 시리즈의 절반이다.
충실히 구현한 여섯은 통합·범위·일정·자원·의사소통·이해관계자다. P-S-T-A라는 한 구조가 통합을 담당하고, Project와 Service가 범위를, Action의 일정과 자동 진행률이 일정을, LDAP 연동이 자원을, 두 개의 시선과 외부 공유가 의사소통과 이해관계자를 맡는다. 이 여섯이 3~9편의 주제다.
부분·간접인 둘은 비용과 품질이다. PSTA는 예산을 직접 다루지 않지만 보고서 “박제” 기능이 정산 근거를 남기고, 품질을 검수 프로세스로 강제하진 않지만 상태값으로 최소한의 완료 판정을 한다. 의도적으로 비운 둘은 리스크와 조달이다. 이 생략이 무지인지 절제인지는 10편과 11편에서 정면으로 따진다.
정리하며
PMP라는 자는 “관리해야 할 것들의 완전한 목록”이다. 그 자에 PSTA를 대면, PSTA가 무엇을 챙겼고 무엇을 비웠는지가 칸칸이 드러난다. 하지만 이 자만으로는 부족하다. “비웠다”가 잘못인지 현명함인지를 가르려면, 정반대 방향에서 “덜어냄”을 미덕으로 보는 또 하나의 자가 필요하다.
다음 편(02부)에서 그 두 번째 자, 애자일을 펼친다. 애자일 선언문이 무엇을 버리라 했는지, 스크럼과 칸반이 어떤 최소 구조로 일을 굴리는지를 정리하고 — PMP가 “빠뜨리지 말라”고 할 때 애자일은 왜 “그게 문제다”라고 받아치는지를 본다. 두 자를 모두 세우고 나면, 3편부터 PSTA를 본격적으로 재기 시작한다.
이전 글: 이론으로 읽는 PSTA – 00. 왜 이론으로 PSTA를 보는가
다음 글: 이론으로 읽는 PSTA – 02. 애자일이라는 렌즈 — 선언문·스크럼·칸반이 말하는 “덜어내야 할 것들”